서른에 한 번 끊었다가 다시 피웠습니다 — 몸짱 열풍, 6개월 금연, 그리고 재흡연 [금연 시리즈 2편]
서른에 한 번 끊었다가 다시 피웠습니다 — 몸짱 열풍, 6개월 금연, 그리고 재흡연 [금연 시리즈 2편]
카테고리 : 생활건강
📌 금연 시리즈 — 30년 넘게 피운 담배를 끊었습니다
1편 — 담배를 처음 피운 건 고3 때였습니다 2편 — 서른에 한 번 끊었다가 다시 피웠습니다 (현재 글) 3편 — 딸아이가 멀리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4편 — 병원 입원하던 날 담배를 끊었습니다 5편 — 끊었다기보단 5년째 참고 있습니다서른 살 초반, 처음으로 금연을 시도했습니다. 당시 불어닥친 몸짱 열풍이 계기였습니다. 담배를 끊고 근육질 몸매로 다시 태어나고 싶었습니다. 6개월 정도 끊었습니다. 그런데 직장 스트레스와 연애 실패가 겹치면서 다시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왕창. 금연에 실패한 것이 부끄럽지만, 이 경험이 나중에 완전히 끊는 데 밑바탕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 목차
금연 실패는 의지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금연에 실패하면 자신의 의지력이 약해서라고 자책합니다. 그런데 니코틴 의존성은 의지력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신체적 문제입니다. 니코틴은 뇌의 도파민 시스템을 변화시켜 진짜 중독을 만들어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니코틴 의존성을 질병으로 분류합니다.
6개월을 끊었다가 다시 피우기 시작한 것은 의지력의 실패가 아닙니다. 니코틴이 만들어낸 뇌의 변화와 스트레스라는 강력한 유발 요인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자책보다 중요한 것은 왜 재흡연이 시작됐는지 이해하는 것입니다.
재흡연이 더 위험한 이유
금연 후 한 모금만 피워도 뇌는 즉각적으로 니코틴에 반응합니다. 오랫동안 억눌렸던 니코틴 수용체가 한꺼번에 활성화되면서 이전보다 더 강한 흡연 욕구가 생깁니다. 이것이 재흡연이 더 빠르게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이유입니다.
또한 재흡연 후에는 죄책감과 자책으로 오히려 더 많이 피우게 되는 패턴이 생기기도 합니다. 어차피 실패했으니 마음껏 피우자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스트레스와 담배의 연결고리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입니다. 담배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니코틴 부족으로 생긴 금단 증상(불안, 예민함)을 담배로 해소하는 것입니다. 비흡연자는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담배 없이도 견딥니다. 흡연자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더 힘든 것은 담배가 없어서가 아니라, 니코틴 금단 증상이 스트레스에 더해지기 때문입니다.
담배를 우선순위에 두게 되는 심리
심한 니코틴 의존 상태에서는 담배가 식사보다 우선순위가 되기도 합니다. 배가 고파도 담배를 먼저 사는 것은 단순한 나쁜 습관이 아닙니다. 니코틴 금단 증상이 허기보다 더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뇌가 담배를 생존에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는 수준까지 의존성이 깊어진 상태입니다.
금연 실패 후 다시 시도하는 법
- 실패를 학습으로 받아들이기 — 언제, 왜 다시 피우게 됐는지 파악하면 다음 시도에서 그 상황을 대비할 수 있습니다
- 재흡연 후 즉시 다시 금연 시작 — 어차피 실패했다는 생각으로 더 피우는 것이 가장 나쁩니다. 한 모금 피웠어도 즉시 다시 시작하세요
- 스트레스 대처 방법 미리 준비 — 스트레스 상황에서 담배 대신 할 행동을 미리 정해두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금연 성공 경험 기억하기 — 6개월을 끊었다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경험담 — 배고파도 담배를 먼저 샀던 날들
그런데 직장 스트레스와 연애 실패가 겹치면서 다시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한 개비, 두 개비였는데 금세 예전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그것도 왕창. 심할 때는 하루에 두 갑도 피웠습니다. 아무 죄책감도 염려도 없이 그냥 피워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이없는 일이지만, 배가 고파도 먹을 것을 사기 전에 담배를 먼저 샀습니다. 담배가 밥보다 먼저였던 겁니다. 그만큼 의존성이 깊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이제는 압니다. 스트레스와 금단 증상이 뒤섞여서 뇌가 담배를 생존 필수품으로 인식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재흡연하고 나서도 금연에 완전히 포기하진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끊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마음 한 켠에 있었습니다. 그 생각이 씨앗이 됐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결정적인 금연 결심의 순간을 씁니다. 공원에서 딸아이를 혼자 기다리게 했던 그날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