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처음 피운 건 고3 때였습니다 — 학력고사 마지막 해, 남고 예체능 학생의 선택 [금연 시리즈 1편]
담배를 처음 피운 건 고3 때였습니다 — 학력고사 마지막 해, 남고 예체능 학생의 선택 [금연 시리즈 1편]
카테고리 : 생활건강
📌 금연 시리즈 — 30년 넘게 피운 담배를 끊었습니다
1편 — 담배를 처음 피운 건 고3 때였습니다 (현재 글) 2편 — 서른에 한 번 끊었다가 다시 피웠습니다 3편 — 딸아이가 멀리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4편 — 병원 입원하던 날 담배를 끊었습니다 5편 — 끊었다기보단 5년째 참고 있습니다1974년생입니다. 담배를 처음 피운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그로부터 30년이 넘게 피웠고, 지금은 금연 5년째입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금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시작했고, 어떻게 끊었는지 — 부끄럽지만 솔직하게 써보겠습니다.
📋 목차
1993년, 학력고사 마지막 해
제가 고3이던 해는 대학수학능력평가(수능)가 처음 도입되기 직전이었습니다. 그해가 학력고사 마지막 해였습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모든 시험 방식이 바뀌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압박이 어마어마했습니다. 한 번의 시험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학력고사 체제에서 마지막 수험생이 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부담이었습니다.
거기에 저는 예체능 미술 전공이었습니다. 일반 학업과 실기를 동시에 준비해야 했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과 공부 내용도, 준비 방식도 달랐습니다. 그 괴리감과 불안감이 컸습니다.
남고 예체능 학생의 방황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규율이 엄격한 남자고등학교였습니다. 그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사춘기의 반항심과 예체능 학생 특유의 자유로운 기질이 충돌하던 시기였습니다.
담배는 그 탈출구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른이 되고 싶었고, 자유롭고 싶었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것이 규율에서 벗어난 나만의 선택처럼 느껴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안 그래도 됐을 선택이었지만, 그때의 저는 그것이 어른이 되는 방식이라고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담배가 어른의 상징처럼 보이던 시대
그 시절 TV 드라마에서 인기 남자 배우의 흡연 장면은 정말 멋있어 보였습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어르신들이 버스 안에서도 담배를 피우던 시대였습니다. 담배 광고가 버젓이 TV에 나오고, 담배를 피우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건물 안에서는 물론 공공장소 대부분에서 금연이 당연하지만, 그때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 환경 속에서 어린 나이에 담배를 접한 것이 지금 생각해도 안타깝습니다.
청소년 흡연이 몸에 미치는 영향
성인보다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하면 훨씬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뇌와 신체가 아직 발달 중인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 니코틴 의존성이 더 강하게 형성 — 청소년기 뇌는 니코틴에 더 빠르게 의존하도록 변합니다. 성인이 되어 시작하는 것보다 훨씬 끊기 어려워집니다
- 폐 발달 저해 — 성장기에 흡연하면 폐 기능 발달이 저해되어 성인이 된 후에도 폐 기능이 낮게 유지됩니다
- 심혈관 영향 — 어린 나이부터 혈관에 영향을 주기 시작합니다
- 학습 능력 저하 — 니코틴이 집중력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장기적으로는 뇌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왜 한번 시작하면 끊기 어려울까요
담배의 니코틴은 뇌의 도파민 분비를 촉진합니다. 피우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고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 드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니코틴이 빠져나가면 오히려 불안하고 예민해집니다. 담배를 피워서 편해지는 것이 아니라, 담배가 만들어낸 금단 증상을 담배로 해소하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담배를 피우는 패턴이 반복되면 뇌가 스트레스와 담배를 연결 짓게 됩니다. 나중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동으로 담배 생각이 나는 조건반사가 만들어집니다.
경험담 — 그때 그 선택이 30년을 이어졌습니다
그때 TV에서 인기 배우가 담배 피우는 장면이 정말 멋있어 보였습니다. 버스 안에서도 어른들이 담배를 피우던 시대였으니 담배가 이상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담배가 30년 넘게 이어질 줄은 그때 몰랐습니다.
지금 그 나이의 저를 돌아보면 — 안 그래도 됐을 선택이었습니다. 그 한 번의 선택이 30년의 흡연으로 이어졌고, 결국 갑상선 질환, 심방세동, 심부전으로 이어지는 건강 문제의 한 원인이 됐을 수도 있습니다. 고3의 방황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담배가 그 해답은 아니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서른 살 초반, 처음으로 금연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이야기를 써보겠습니다.
